2014년 3월 18일 화요일

여행의 기록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에서야 여행기를 쓴다는게 말도 안되는 일이고,

사진도 여러번 원본은 날라가고 복사본만 타고타고 살아남았다. 더더욱 아쉬운건

여행 계획표라던가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고, 소중한 추억들을 모두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점

이다. 그래도 더 잊어버리기전에, 황당한 사건들의 기억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간략하게라도 작고, 디테일하게는 나중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gre만 끝나고요)


1월 이탈리아 (1로마+2로마근교)
2월 스위스 (3베른+4로잔+5루체른+6툰호수)
3월 영국 (7런던)
4월 이탈리아(8피사+9친퀴테레+9-2밀라노+10코모호수+11베네치아)+그리스(12아테네+13외딴섬)
5월 14네덜란드1차 + 독일1차 여행(15프랑크푸트르+16하이델베르크+17카셀+18뤼덴부르크), 19에딘버러+20글래스고->21런던+22세븐시스터즈->23프라하->24체스키->25비엔나->26하노버->27셀레
6월 독일2차(카풀여행), 29부다페스트, 네덜란드2차여행(30헤이그+31암스테르담)+벨기에(32브뤼셀)

총 11개 국가 33도시의 기록.

황당 Best부터 뽑아보자.

4위 아인트호벤->런던 출국금지 사건

이때가 어느때냐면, 3월, 부푼 마음을 앉고 런던을 갈때 였다. 진짜 엄청 꾸미고
신경쓰고 비행기에 타려고 여권을 내는데.....

무려, 내 암스테르담 입국날짜가 2013년 1월 17일어야 하는데, 2012년 1월 17일로 되어있었다.... 즉 나는 1년동안 네덜란드 불법 체류자 신세였던 것이다... 여권 기록상으로는..ㅎㅎ

순식간에 경찰들이 다가왔고, 나는 그때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어실력으로,
난 RU교환학생 소속이고, 그때 유럽여행와서 좋아서 다시 온 것이다라고 20분동안 설명...

하필이면 토요일이어서 RU는 전화를 받지 않고... 결국 내 말을 믿고 보내준다.(짐을

다 깐뒤에..) 짐 털려본 사람들은 안다. 공항에서, 짐까기는 정말 무지막지하다ㅜㅜ


사실 더 걱정은 영국입국뒤였다. 그 깐깐하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1년동안 불법체류자였던

사람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스키폴 공항...............뭐니 넌)

그런데, 영국에 들어갔는데 검사관이 웃으면서 1년잘못찍혔네요. 라고 말했다. 그걸로끝

휴.... 그렇게 무사히  런던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3위 : 프라하 야반 카풀 사건

이건 사실.. 대책이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런던->프라하 비행기가 밤 10시반에 출발해서

낌세가 이상했는데.. 공항에 여덜시에 도착했는데ㅋㅋㅋ이미 2시간 늦게 출발

그래서 프라하에 새벽 3시반에 도착하게 되었다.  ????????? 택시는 대충 5만원을 부를게

뻔한데, 어떡해야하나.... 걸어가야하나..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국인과 체코인이

말을 건다. 비행기에서한마디도 안했는데 입국심사장 앞에서 말을... 걸어서 일단 의심부터

한다. 그런데 웃긴건, 자긴 아프간 파병 미군이라면서, 아프간 사진을 계속해서보여준다.

더 불안해.. Risk taking...하지만 곧 체코인이 자기 딸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하길래

휴 안심하고 무료 카풀을 이용했다. 역시 비가오는 프라하밤. 하지만 정말 기분좋게도,

호스텔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고마워요ㅜㅜ


2위 : 저렇게 프라하에서 긴장하게 된건 4월 나폴리 여행덕분이다.

나폴리. 난 정말 혼자 여행 여기저기 다 가봤지만, 나폴리는 후덜덜했다. 이 사건은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애초에 바리라고 불리는 빌어먹을 공항에 내린게 문제였다.

남유럽의 기차는 악명이 높지만, 오후 다섯시에 탄 기차가 새벽1시에 나폴리에 도착하게

되었다...게다가 Naples Central 도 아니고, 기차도 갈아타서 East Naples에 내려서,

내 호스텔과는 무려 10km 거리 차이가 난다.=택시비 50000원. 어떡하지..걸어가야하나.

날밤을 세면 어떻냐고 물어보니까, 마피아에 입단하고 싶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음...

게다가 현지 여자들도 모두 긴장상태로, (엄마)와 연락을 긴밀하게 주고 받으며 긴장한 태도가

역락하다. 난 그래서 영어하는 사람들을 물어봐서, 같이 버스를 타고 나폴리 시내로 가게 된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흑인은 원래 착하지만, 50명이 동시에 버스를 타면 얘기가

달라진다. 길거리 행상들이 보따리를 어마어마하게 묶은채로 버스에 탑승한다.

근데 자리가 없어지니까, 창문을 통해서 자기네끼리 짐만 먼저 태우고, 창문에 낑겨

타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짐을 밀어넣었는데, 사람은 타지 못해서 뒤에서 흑인들이

뛰어 오기도 했다. 무사히 탑승에 성공(?)한 흑인들은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버스를

흔드는데... 후덜덜......진짜 무서움 ㅜㅜㅜ


난 직감적으로 문자를 미리 입력해놓았다. 그때 내용이 난 아직도 기억난다.

"저는 지금 105번 버스를 타고 나폴리시내로 가던중 흑인들에 의해 납치당했습니다.

신속히 구조요청바랍니다. 890806-xxxxxx 김형진"이라는 문자를 적어놓고,

전송번호로 이탈리아 대사관과 엄마 폰번호를 들고, 전송버튼에 손이 가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휴.. 그래도 정말 다행히 버스가 중앙역으로 와서

한번 더, 목숨을 걸고 택시를 타서 호스텔에 도착했다. 그때 내가 기사한테ㅋㅋㅋ협박까지

했다. 안전하게 데려다주면 10유로 더주겠다고... 이번엔

"저는 지금 x번호판(그당시 보고 탐) 택시를 타고 호스텔로 가던중 택시기사에 의해 납치

당했습니다.

신속히 구조요청바랍니다. 890806-xxxxxxx김형진"이라는 문자를 적어놓고, 무사히

도착했다.... 정말 정말 많이 위험했던 아찔했던 경험이다. 사람들이 그리스

치안을 걱정하는데, 글쎄 아니다. 나폴리만큼은 조심하시길..


P.s 그놈의 바리는 네덜란드로 돌아가는 날도 속을 썪인다. 아침 여덜시반 기차인데,

이미 나폴리 중앙역을 가니까 시작부터 30분 연착ㅋㅋㅋㅋㅋ이러다가 비행기를 못타면

200유로를 내고 네덜란드로 가야하는데 안돼.. 그래서 난 머리를 써서, 다른기차를 타서

유로스타를 잡을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심지어 이 기차마져 연착이 된다ㅋㅋㅋㅋㅋㅋ


하아. 정말 어떡하지 이러고 있는데, 이번엔 귀신같이 유로스타가 또 연착이 되고,

난 그 중간지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전속력으로 뛰어서 겨우 유로스타에 탑승하게 된다..

남부 유럽 기차는 믿지 말자. 하지만, 믿지 않고 믿지 않으면 탈만하다. 예측샷이라고

도 부른다.

1위 : 네덜란드 짐 기차 도난 사건 ㅜㅜㅜㅜㅜㅜ은 말하고 싶지 않다.


아그러고보니 전설의 노트북 사건도 있었네...

참... 인생은 힘겹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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